가을 초 애버랜드 갔던 썰

2023. 11. 23. 12:45일기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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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동생의 푸바오, 푸바오 노래에 가족이 함께 주말에 애버랜드에 갔다.

 

일찍 왔음에도 차들로 꽉 들어차 좀 떨어진 주차장에 주차하고 애버랜드 내선 버스를 타고 들어왔다.

 

팬더 발바닥처럼 생긴 머리띠를 사서 쓰고는 곧장 장미가 핀 공원을 거닐고는 

 

바로 T익스프레스를 타러갔다. (마땅히 끌리는게 없었고 푸바오는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.)

 

이런거 안좋아하시는 아버지, 그래도 지금이 지나면 나이들어서 못 탄다며 타려는 어머니. (엄마가 성격이 꽤 강하시다. 난 엄마를 닮았나 보다.)

 

가족과 여동생, 난 도란도란 얘기하며 장장 두시간의 대기줄을 뚫고 탑승했다.

 

재미있게도 처음 입구에서 한 번, 탑승 전 한 번, 안전바 내리고 한 번 더 직원들이 걱정되는 눈빛으로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정말 타시는 거냐고 물어보았다.

 

이제 다음 해면 두 분 모두 환갑 이신데, 머리에 듬성듬성 난 흰머리가 눈에 띄었나 보다.

 

직원 눈에는 T익스프레스는 한국 내에서는 스릴감으로 치면 손 꼽히는 놀이기구이다 보니 걱정이 많이 되었나보다.

 

아버지는 망설이며 엄마 눈치를 보고 엄마는 괜찮다며 웃으셨다.

 

두 분 모두 정정하셔서 나도 별 걱정은 안되었다. 특히 엄마는 이런거 꽤 좋아하셨다. (엄마와 난 어릴적 놀이공원가면 꼭 같이 바이킹을 탔다.)

 

그렇게 기대를 품고 탑승한 T익스프레스는 어릴 때 타본 느낌 그대로 였다. (여동생과 난 두번 째 칸이었다. 앞이 더 재밌을을 줄 알았는데, 나중에 알고보니 뒤에 타야 더 재미있단다. 나중에는 꼭 뒤에 타봐야지.)

 

날아갈 것 같은 느낌과 고공에서 낙하하는 짜릿함, 끝날듯 말듯하며 질주하는 열차는 기다리던 대기줄이 무색하게 금방 지나가버렸다. 

 

열차가 도착하고 여동생과 난 서로 싱글벙글 웃으며 뒤를 돌아봤다. 

 

넋이 나간 아빠, 살짝 놀랐지만 웃는 엄마

 

엄마는 더 나이들면 못 탈 것 같다고 이번에 타길 잘한거 같다며 웃으셨다.

 

아버지는 목 근육이 놀라셨는지, 연신 목을 주물럭 거리셨다.

 

직원도 걱정을 많이 햇는지 연신 괜찮으시냐며 물었다.

 

엄마는 직원 분 께 괜찮다며 도리어 놀란 아빠를 걱정했다. 

 

이 후 푸바오를 보기위해 갔지만 대기줄 3시간이라는 벽 앞에 여동생은 감히 팬더 주제에 내 3시간을 잡아먹느냐며 분노했고 그냥 안을 좀 둘러보고 밥을 먹고는 집으로 돌아왔다. (줄이 무슨 애버랜드 입구 근처까지 나와있다.)

 


 

P.S

T익스프레스를 탈 때 난 아빠, 엄마는 크게 걱정이 안되었다. 

두 분다 건강하시고 아직 현역이시다 보니 무리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.

 

다만 두 분의 뒤에 탄 젊은 여성분은 아니었나보다.

 

그 여성분은 내리자마자 다리가 사시나무 떨듯 떨리고 눈은 풀려있었다.

이윽고 무릎을 꿇은 그 여성분은 일행조차 없는지 벽을 짚고는 간신히 밖으로 걸어나갔다. 

 

직원은 그 여성분이 나가기전 까지 우리 엄마, 아빠에게 괜찮냐고 묻고 있었다.

뒤 좀 봐요 직원님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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